주식 서킷브레이커 발동 조건 및 사례 정리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인해 전세계 증시가 상당히 휘청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예외일 수 없었죠. 2020년 3월 13일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이 모두 대폭락을 겪는 도중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었는데요, 이처럼 두 시장이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걸린 것은 한국 증시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불과 1주일도 지나지 않은 3월 19일에 또다시 두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됐죠.

 

이 때 주식거래를 하고 있던 분들은 상당히 혼란스러웠을겁니다. 왜냐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함과 동시에 주식시장이 갑자기 멈춰버렸거든요. 아마 이런 현상을 처음 겪어보시는 분들이 많았을 텐데요,(저도 처음 겪어봤습니다...)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오늘은 서킷 브레이커란 무엇인지, 서킷브레이커의 발동 조건과 효과, 역대 발동 사례 등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조건 정리

 

주식시장의 매매거래중단제도, 서킷브레이커

 

과부하, 누전을 차단하는 회로차단기
과부하, 누전 등으로부터 전기회로를 보호하는 회로차단기

 

·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s)

 

증권시장의 내·외적인 요인에 의해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 투자자들에게 냉정한 투자판단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시장의 모든 매매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제도.

 

여러분은 혹시 두꺼비집을 본적이 있나요? 두꺼비집은 주로 현관문 근처에 위치해 있는, 과부하·누전 등으로부터 전기회로를 보호하는 회로차단기(Circuit Breaker)입니다. 집 안 어디선가 과부하나 누전 등이 발생하면 화재의 위험이 생길 수 있는데, 이 때 두꺼비집을 내리면 집안 전체의 전기를 차단함으로써 화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커도 바로 이 두꺼비집과 같은 역할을 담당합니다.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투자자들은 이성을 잃고 뇌동매매를 하게되고, 시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에게 냉정한 투자판단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모든 거래를 중단하는데요, 이것이 마치 집안의 과전류를 차단하는 회로차단기(두꺼비집)와 같다고 하여 서킷 브레이커라고 합니다.

 

서킷브레이커는 1987년 10월 뉴욕증시가 대폭락(-25% 하락)했던 블랙먼데이 이후 주식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최초로 도입된 제도입니다. 이후 몇번의 증시폭락을 막아낸 뒤 그 효과를 인정받아 다른 나라들도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점차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IMF외환위기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1998년에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회로차단의 역할을 하는 서킷브레이커, 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커는 어떤 방식으로 발동되며 어떤 효과를 불러올까요?

 

 

 

서킷브레이커 발동 조건

 

서킷브레이커 발동 조건 예시
서킷브레이커 발동 예시

 

서킷 브레이커는 총 3단계로 나뉘어 발동되며, 각 단계별로 하루에 1회씩만 발동됩니다. 즉, 한 시장에서 하루에 최대 3번의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될 수 있습니다. 단계별 발동 조건 및 발동 효과를 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 서킷브레이커 단계별 발동 조건 및 효과
구 분 발동 조건 발동 효과
1단계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전일 종가보다 8% 이상 하락하여 1분간 지속되는 경우

① 20분동안 현물·선물·옵션시장의 호가접수 및 매매거래 중단(채권시장은 정상거래)

② 거래 재개시 10분간 단일가매매

2단계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이후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전일 종가보다 15% 이상 하락하고, 1단계 발동지수대비 1% 이상 추가하락하여 1분간 지속되는 경우
3단계 2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이후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전일 종가보다 20% 이상 하락하고, 2단계 발동지수대비 1% 이상 추가하락하여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당일 현물·선물·옵션 시장의 모든 매매 종료
※ 출처 : 한국거래소 매매거래중단제도

 

참고로 표에 언급된 현물시장이란 코스피, 코스닥시장을 나타내는 용어이며, 선물·옵션시장은 현물과 연관된 파생상품을 파는 시장입니다.

 

서킷 브레이커가 걸리면 20분간 모든 거래가 일시중단되고, 이후 10분간 장전 동시호가매매와 동일한 방식의 단일가매매가 진행됩니다. 3단계 서킷브레이커가 걸리면 그날 주식시장은 아예 문을 닫아버립니다.

 

추가로 서킷브레이커 발동시 알아야 할 몇가지 참고사항을 정리해보았습니다.

 

· 서킷브레이커 발동시 참고사항

  •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서킷브레이커는 독립적으로 발동됨.
  • 각 단계별로 1일 1회씩만 발동하며, 하루에 총 3회 발동 가능.
  • 1, 2단계의 경우 장종료 40분전 이후에는 발동되지 않음.
  • 3단계의 경우 장종료 40분전 이후에도 발동 가능.
  • 1, 2단계 발동중에는 신규주문은 불가능하나, 발동 전에 이미 제출한 주문은 취소가 가능함.
  • 3단계가 발동되면 당일 시장이 종료되므로, 취소주문을 포함한 모든 주문이 불가함.
  • 주식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 해당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파생상품(선물·옵션 등)의 거래도 중단됨.

 

코스피, 코스닥시장의 서킷 브레이커는 각각 독립적으로 발동합니다. 만약 코스피만 -8% 하락하고 코스닥은 하락하지 않았다면 코스피시장에만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됩니다.

 

서킷 브레이커는 각 단계별로 하루 1회씩만 발동됩니다. 만약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한번 발동됐다면, 거래재개 후에 지수가 상승했다가 다시 -8%로 떨어지더라도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또 발동되진 않습니다.

 

1, 2단계 서킷 브레이커는 당일 종가 결정시간 확보를 위해 장종료 40분전 이후(당일 14:40분 이후)에는 발동되지 않습니다. 단 3단계의 경우에는 장종료 전 언제든지 발동이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서킷 브레이커의 발동 원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몇 번의 서킷 브레이커를 경험했을까요?

 

 

 

한국의 역대 서킷브레이커 발동 사례

 

코로나19로 인해 실제 서킷브레이커 발동
2020.03.19일 코스피시장에서 발동된 서킷브레이커

위의 차트는 지난 3월 19일 코스피시장에서 실제로 발동됐던 서킷브레이커를 보여주는 차트입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이날 오후 12시경에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여 20분간 거래가 멈췄었죠. 과거에는 몇번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을까요? 한국의 양대 주식시장인 KOSPI와 KOSDAQ의 역대 서킷브레이커 발동 사례를 조사해보았습니다.

 

□ 역대 서킷브레이커 발동 사례
일자 발동 시장 발동 이유
2000.04.17 코스피 IT버블붕괴 여파로 미국 증시하락
2000.09.18 코스피 미국 증시하락, 유가급등,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 등
2001.09.12 코스피 9.11 테러
2006.01.23 코스닥 미국 증시하락
2007.08.16 코스닥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 확산
2008.10.23 코스닥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2008.10.24 코스닥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2011.08.08 코스닥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
2011.08.09 코스닥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
2016.02.12 코스닥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및 글로벌 경기침체
2020.03.13

코스피

코스닥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증시 동반 하락
2020.03.19

코스피

코스닥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증시 동반 하락

 

제가 조사한 바로는 지금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총 5번, 코스닥시장에서 총 9번의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미국발 악재로 인해 발동됐었네요. 보시다시피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에서 동시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했던건 최근 있었던 코로나19가 최초입니다. 그리고 제도 도입 이후 아직까지 2단계 이상의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한 적은 없다고 하네요.

 

 

 

마치며

 

오늘은 증권시장의 매매거래중단제도인 서킷브레이커가 무엇인지, 발동 조건과 효과, 그리고 역대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역대 사례를 정리해보니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여파가 엄청나다는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증권거래소 도입 이후 여태까지 한번도 두 시장에서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걸린 적이 없었군요. 코로나의 여파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 증시의 향방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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