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08년에 있었던 세계경제위기 사태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이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전세계의 경제가 휘청했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브프라임이란? 그리고 모기지란?
먼저 서브프라임모기지의 용어부터 알아볼게요.
우리나라는 1~9등급의 신용등급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용이 좋으면 좋을수록 숫자가 작아져서 1등급인 경우 신용등급이 가장 좋다는 뜻입니다.
신용등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은행에서는 더 많은 돈을 빌려주고 대출이자도 훨씬 낮게 책정해주곤 합니다. 왜냐면 이사람에게는 많은 돈을 빌려주더라도 갚을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되돌려받을 확률이 높다는 수학적인 계산에 의해서입니다.
반면,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7~9등급)은 은행에서는 대출을 해주지도 않으며, 받더라도 매우 높은 금리를 적용받습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상환을 못받을 것을 계산하여 일부러 높은 금리를 책정하는 것이죠.
미국의 서브프라임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시 신용등급 체계
① 프라임(Prime) : 확실한 수입과 확실한 재산이 있는 등급, 회수율이 높지만 대상고객은 적음.
② 알트-A(alternative-A) : Prime보다 채무불이행 위험도가 높지만, 어느정도 상환능력을 보이는 등급.
③ 서브프라임(Sub-prime) : 일반적으로 소득이 낮거나 금융거래기록이 없는 저신용자(신용점수 620점 이하)인 등급. 프라임보다 2~4%p 가량 대출금리가 높음.
모기지는 무슨뜻일까요? 꼭 우리나라 말 같은 이 모기지는 사실 영어로 Mortgage로, '주택담보대출'이라는 뜻입니다.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란, 의역하자면 '신용등급이 낮은 자들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성행했던 원인
서브프라임모기지가 성행했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2000년도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미국은 IT버블붕괴와 911테러, 이라크전쟁 등으로 경기가 매우 침체된 상태였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으로 초저금리 정책을 펼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거의 공식이죠? 미국의 국채금리가 떨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미국 부동산 가격은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자 당시 전세계 금융회사들은 주택저당증권(MBS)과 부채담보부증권(CDO)이라는 투자상품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MBS와 CDO는 아래와 같은 구조의 투자상품입니다.
▷ 주택저당증권(MBS, Mortgage Backed Securities)
여러 사람들의 주택담보대출(만기 20~30년 장기대출)을 모아서 만든 증권상품. 은행은 고객들에게 대출금을 내주기 위해 이 증권을 발행하여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유치받고, 이 돈으로 고객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을 마련해줌. 고객이 대출금을 은행에 갚으면 은행은 투자자들에게 원금+이자를 지급하는 시스템.
▷ 부채담보부증권(CDO,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투자자들이 여러 MBS를 다시 모아서 만든 증권상품. 투자자들도 CDO를 발행하여 다른 투자자들에게 다시 판매하므로써 유동성을 높임(현금 확보).
당시에 부동산가격이 무섭게 상승하는 추세였기 때문에, 만약 대출자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더라도 은행이 대출자의 부동산을 취함으로써 원금손실의 리스크가 거의 존재하지 않던 상황이었습니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고 원금손실의 위험도 거의 존재하지 않게 되자 은행은 MBS 발행량을 늘리기 시작하고, 많은 투자자가 MBS로 몰리게 됩니다.
그러자, 은행에서는 더 많은 MBS를 발행하기 위해 프라임층만 대상으로했던 대출고객층을 서브프라임까지 늘리기 시작합니다. 어짜피 부동산가격이 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에 원금손실의 우려가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은행에서는 별다른 서류심사도 없이 사람들에게 돈을 무차별적으로 빌려주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서류상으로 사망한 사람도 제대로 확인안하고 빌려주기도 했다고 하네요..
MBS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MBS를 보유하고 있으면 20~30년에 걸쳐 장기간동안 이자를 지급받는데 그동안 다른 곳에 투자할 여력이 떨어지니까요. 그래서 투자자들은 금융기관과 비슷하게 이 MBS를 묶어서 CDO라는 증권을 발행하여 다른 투자자들에게 팔기 시작합니다. 이 CDO를 산 또다른 투자자들 역시 CDO를 묶어서 또다른 CDO, CDS 등과 같은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어 판매합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이 말이죠.
① : CDO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파생상품(CDO, CDS)
② : ①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만든 파생상품(또다른 CDO, CDS)
③ : ①과 ②와 연계된 또다른 파생상품
④,⑤,⑥ 등등..
이런식으로 파생상품이 겉잡을수없이 많이 만들어지자, 각각의 상품들의 구조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파악하기조차 힘들정도로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2004년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는 저금리정책을 종료한다는 발표를 합니다.
거품의 붕괴와 세계금융위기
미국의 저금리정책 종료발표를 할 때 까지조차, 사람들은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얼마나 꼈는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금리가 인상되고 2006년 즈음 부동산시장이 심각하게 과열되었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거품은 순식간에 꺼졌으며, 은행은 대출자로부터 원리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애초에 원금상환능력이 부족한 서브프라임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돈을 빌려주었기 때문이죠.
MBS와 CDO를 발행했던 금융회사들 역시 원금을 돌려받지 못해 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몇몇 금융사들은 부도의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미국정부에서는 구제금융의 개입을 하지 않겠다 선언하고 미국의 대형 금융사들이 줄줄이 파산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금융사가 바로 리먼브라더스였죠.
리먼브라더스는 당시 세계 4위의 투자회사로써, 시가총액이 300억달러가 넘는 초거대 금융회사였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신한은행 급의 은행이 파산한 것입니다.
※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폭락한 KOSPI200 지수, 출처 : 키움증권 영웅문
갑작스런 대형금융사의 파산과 동시에 주식시장에서는 천문학적인 돈이 증발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경제온도는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미국의 경제에 크게 의존했던 다른 여러국가들도 연쇄적으로 경제가 침체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그 피해가 확산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당시 코스피지수가 불과 몇달 사이에 고점대비 60% 이상 폭락했죠...
우리는 이 일련의 사태들을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 혹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라고 부릅니다. 이후 미국은 또다서 초저금리시대에 돌입하였고, 다른 국가들도 침체된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저금리시대를 열게 됩니다.
마치며
오늘은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이 사태로 인해 전세계는 수년간 경기침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로인한 나비효과로 각 국가들에게 일련의 큰 경제사건들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 되었으며, 각종 경제정책들이 보완되고 강화되기도 하였습니다.
아마 가장 쉽게 체감되는 그림은 한국의 코스피지수의 2008년 차트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분들은 항상 전세계의 경제 동향을 파악해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