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공부를 하다보면 금리라는 단어 하나에도 여러가지 접두어가 붙곤 합니다. 어디서는 기준금리라고도 하고, 어디서는 정책금리라고도 하고.. COFIX금리는 또 뭐고.. 수신금리는 또 뭘까요? 오늘은 복잡하고 알쏭달쏭한 이 금리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준금리란?
기준금리란, 말그대로 여러 종류의 금리들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를 뜻합니다. 우리나라는 한국은행 산하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안정과 국내외 경제상황등을 고려하여 매년 8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가끔 공정이율, 정책금리라는 용어가 뉴스에 나오는데, 기준금리와 같은 뜻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사실상 정책금리라는 표현이 더 명확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정책금리라고 표현하겠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결정하며, 마찬가지로 매년 8회에 걸쳐 결정하고 있습니다.
정책금리는 단순히 숫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각 나라마다 특정 상품의 금리가 정책금리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 국가별 정책금리의 대상이 되는 대표금리 (출처 : 나무위키)
① 한국 :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② 미국 : 24시간물 연방기금금리
③ 일본 : 24시간물 콜금리
④ 중국 :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⑤ 유럽 : 재할인율(조달금리)
그리고 이렇게 결정된 정책금리는 초단기금리인 콜금리를 비롯한 단기 장기 금리에 영향을 주며, 이는 다시 여신금리와 수신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경제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위와 같이 정책금리와 연동된 각종 장단기 금리들을 시장금리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정책금리를 제외한 나머지 금리들의 종류들도 한번 확인해볼까요?
각종 금리종류 정리
경제시장에서 쓰이는 금리는 정책금리만을 가지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사용하는 각종 금리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몇가지 주제에 따라서 분류해보았습니다.
1. 기관과 개인간의 거래
· 여신금리
은행에서 개인들에게 돈을 빌려줄 때의 대출금리를 의미합니다. 지표금리(정책금리 아님, 은행이 정한 기준금리)+가산금리 형태로 계산됩니다. 예를들어, 지표금리가 1.5%이고, A은행이 가산금리를 1%로 정하였다면, 여신금리는 2.5%가 되겠습니다. 실제로 은행대출시 사용하는 지표금리는 국고채금리 또는 COFIX 금리를 사용하곤 합니다. (ex, 은행대출금리 = COFIX금리+가산금리)
· 수신금리
수신금리는 예금금리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은행에 예금/적금을 가입할 때 이율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역시 지표금리+가산금리 형태로 계산이 되며, 참고로 동일은행의 수신금리는 항상 여신금리보다 낮습니다. (은행의 예대마진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대마진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우대금리 및 가산금리
신용도가 높거나,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고객들은 은행에서 여신/수신금리를 우대받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사용되는 용어가 바로 우대금리입니다. 예를들어, 여신금리가 2.5%인 A씨의 신용도가 매우 높다면, 은행에서는 0.2%의 우대금리를 적용하여 2.3%로 대출을 받게 해줍니다.
가산금리는 은행의 업무원가, 리스크비용, 법적비용, 목표이익률 등을 반영해 결정하게 됩니다. 은행은 이 가산금리를 통해 예대마진을 얻고 수익을 창출하죠. 우대금리와 가산금리를 실제로 어떻게 적용하는지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 기관과 기관간의 거래
· 콜금리(Call Rate)
금융기관끼리 단기간 자금을 거래할 때의 이율을 뜻합니다. 주로 만기가 1일짜리이며, 콜금리의 변동에 따라 다른 중단기 금리들의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게 됩니다. 과거에는 한국은행이 이 콜금리를 정책금리로 활용하였으나, 2008년부터는 콜금리 대신 7일물 RP금리를 정책금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첨언하자면, 한국은행이 정책금리(7일물 RP금리)를 조절하면 가장 먼저 콜금리에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금리 중 가장 만기가 짧은 금리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콜금리가 변동하면 순차적으로 각종 단기금리 및 장기금리 또한 서서히 변동하게 됩니다. 결국 정책금리가 시장금리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죠.
· CD금리(양도성예금증서)
은행이 자금조달을 위해 투자자들에게 CD를 발행하는데, 이 때의 이자율을 뜻합니다. 여기서 CD(Certificate of Deposit)란, 시장에서 양도가 가능한 정기예금증서를 말합니다. 즉, 은행이 돈이 필요하게 될 때, 이 양도성정기예금증서를 발행하게 되고, 투자자들에게 팔게 되는 것이죠. (참고로 이 CD는 투자자들끼리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습니다.) 만기가 1년 미만이며, 3개월(91일)과 6개월(181일)이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은행이 91일물 CD를 100만원에 발행하고, 91일 뒤에 이 CD를 가져오는 자에게 101만원을 돌려준다고 한다면, CD금리는 3개월에 1%, 즉 연 4%에 해당되겠습니다.
CD금리는 단기 대출의 지표금리로 많이 사용되어왔지만, CD 발행 및 유통량 부족에 따라 단기 지표금리로서의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2010년 이후에는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CD금리 대신 COFIX 금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 CP금리
CD가 은행이 발행주체라면, CP(Commercial Paper)는 기업이 발행주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글로는 기업어음이라고 합니다. 기업이 투자금이 필요할 때 이 CP를 발행하여 투자자에게 팔게 되며, 원리는 CD와 매우 유사합니다. 기업의 신용도가 낮은 경우 CP 이율이 높고, 반대로 신용도가 높은 경우에는 CP 이율이 낮습니다. 역시 만기는 1년 미만이며, 91일, 181일 상품이 대부분입니다.
3. 물가상승률에 따른 분류
· 명목금리
명목금리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값을 뜻합니다. 시중은행의 이율은 명목금리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자율이 2%인 예금은 말그대로 100만원을 1년동안 예치하면 2만원의 이자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이 1년의 기간동안 실제로 물가상승률이 3%였다면, 실질적으로는 손해를 보게 된 셈이죠.
· 실질금리
명목금리의 반대말이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값을 뜻합니다. 위의 예시에서 이자율이 2%이고, 물가상승률이 3%라면, 실질금리는 -1%가 되는 셈입니다.
4. 계산 방식에 따른 분류
· 단리
S = A(1+rn), S= 원리합계, A=원금, r=이율, n=기간
· 복리
복리 역시 이자의 계산방식 중 하나입니다. 이자를 계산할 때 일정기간마다 이자를 원금에 가산하여 그 합계액을 다음 기간의 원금으로 계산하는 것이죠.
S = A(1+r)n , S=원리합계, A=원금, r=이율, n=기간
5. 금리 변동성에 따른 분류
· 고정금리
상품의 가입기간동안 시중금리의 변동에 상관없이 상품의 이자율이 변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예적금의 이자율은 주로 고정금리입니다.
· 변동금리
상품의 가입기간동안 시중금리의 변동과 연동하여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상품의 이자율이 변동하는 것을 뜻합니다. 대출쪽의 이자율은 주로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6. 만기 기간에 따른 분류
· 단기금리
단기금리는 보통 상환기간이 1년 미만인 상품들의 금리를 뜻합니다. 대표적으로 콜금리(1일), CD(91일), CP(91일)금리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 장기금리
장기금리는 보통 상환기간이 1년 이상인 상품들의 금리를 뜻합니다. 금융채 및 국고채 1년, 3년, 5년, 10년물, 회사채 3년물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7. 기타 주요 금리
· 리보(LIBOR) 금리
리보(LIBOR)란, London Inter-Bank Offered Rate의 약자입니다. 즉, 런던의 주요 은행 사이에서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이자율을 말하는데요, 이는 국제금융시장의 주요 기준금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 COFIX 금리
코픽스(Cost of Funds Index)는 우리나라의 9개 시중은행들이 제공한 자금조달 관련 정보를 취합하여 산출되는 값입니다. 즉, 시중 9개 은행의 가중평균 조달금리라고 보시면 되겠는데요, 이 COFIX는 실무적으로 많이 쓰이는 금리로써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의 금리를 산출할 때 기준값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COFIX금리는 단기, 신규취급액, 잔액기준 3가지로 다시 나눠서 구분합니다.
· KORIBOR 금리
코리보(KORIBOR)란, Korea Inter-Bank Offered Rate의 약자입니다. 영국 리보금리의 한국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은행간 대차시장에서 1년 이하의 차입금리로 15개 은행이 제시한 금리 중 상하위 3개씩을 제외한 9개의 평균금리입니다.
CD금리의 대안으로 새로운 기준금리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04년부터 은행연합회가 취합해 발표하고 있으나, 실거래가 없는 가상의 금리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경제시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금리들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기본 뼈대는 기준금리로부터 시작되며, 이를 기준으로 여러 시장금리들이 유기적 체계를 가지고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밖에 기간, 변동성, 계산 방식에 따라 갖가지 다른 용어들이 사용된다는 점, 기억하시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