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투기의 원리와 사례 완벽정리


지난시간에 페그제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요, 페그제의 단점으로 환투기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환투기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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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투기의 원리


환투기를 이야기하기 전에 페그제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 안할수가 없겠죠? 아래 포스팅에 쉽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2018/05/11 - [경제용어] - 페그제, 고정환율제 뜻과 장단점 알아보기


환투기란, 고정환율제(페그제)를 적용하는 국가들을 표적으로 삼아,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차익을 올리는 행위를 뜻합니다. (일반 개인투자자가 중장기 투자로 환차익을 올리는 것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한나라의 국가 환율을 조작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이 환투기세력들은 어마어마한 자본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여러 세력이 함께 환율을 조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게 됩니다.


어떤 원리로 시세차익을 올리는지 간단히 살펴볼게요. 먼저 예시를 위해 한가지 사항을 가정해보겠습니다.


가정사항 : 한국은 달러와 1달러 = 1,000원의 달러페그제를 적용한다.


  1. 세력의 원화 매입

환투기의 원리1-세력의 원화매입


먼저, 특정 세력이 고정환율제, 즉 페그제를 사용하는 국가의 화폐를 대량으로 매입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출 등을 통해서 원화를 모을 것입니다. 위의 예시로는 1,000억원을 매입한다고 하였으나, 실제 환투기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합니다.


  2. 원화를 달러로 환전

환투기의 원리2-원화를 달러로 환전


1,000억원의 원화를 1억달러로 환전합니다. 달러를 대량으로 환전하였다면 시중에 유통되는 달러 화폐가 줄어들겠죠? 달러 화폐의 유통량이 줄어든다면 자연스럽게 품귀현상으로 달러가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무슨 지폐의 가치가 상승하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돈도 물건과 같이 생각해보면 그럴 수 있습니다.)


  3. 중앙은행의 환율개입

환투기의 원리3-중앙은행의 개입


자, 달러가 품귀현상을 보이면 달러의 가치가 상승(환율이 상승)할 것입니다. 자본시장의 기본원리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말이죠. 국가(중앙은행)에서는 상승하는 환율을 원래 환율인 1달러=1,000원으로 다시 내리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입니다. 해외로부터 달러를 매입하던지, 또는 원화가치를 올리기 위해 금리를 인상시키던지 말이죠.


그러나 만약 정부가 환율통제에 실패할 경우에는 달러환율이 결국 상승할 것입니다. 예시에서는 1달러=1,200원까지 상승하였습니다.


  4. 달러를 원화로 환전

환투기의 원리4-달러를 원화로 환전


이렇게 환율이 상승한 상태에서 환투기세력이 달러를 다시 원화로 환전시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1,000억원의 자본으로 200억원의 환차익을 올리게 되는 셈니다. 그리고 중앙은행은 지속적으로 환율 관리를 하여 다시 환율은 1달러=1,000원으로 정상복귀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본시장의 혼란은 필연적으로 올 수밖에 없죠. 국가 입장에서는 정말 피하고싶은 상황일 것입니다.



환투기의 사례 (조지 소로스)

조지 소로스

※ 조지 소로스, 출처 : Wikimedia Commons



그렇다면 위와 같이 어마어마한 자본이 있어야만 성립되는 환투기의 사례가 실제로 존재할까요? 정답은 Yes 입니다. 환투기 세력의 개입은 실제로 많은 국가들이 페그제를 포기해야만 했던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 헝가리 출신의 금융투자가인 조지 소로스(1930~)의 파운드화(영국) 환투기 사례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조지 소로스의 일화를 말씀드리기 전에 1990년대 당시 영국과 유럽의 시대상황을 살짝 설명드리자면, 당시 유럽은 유럽내 각 국가들의 환율을 고정시키려는 환율조정메커니즘(Exchange Rate Mechanism, ERM)이라는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이는 회원국들간의 환율을 일정하게 고정시킴으로써 통화의 안정성을 확보하려고 한 것이죠. (오늘날의 페그제와 동일한 정책입니다.)


영국 역시 1990년 ERM에 가입하였습니다. ERM의 정책에 따라 영국의 파운드화는 독일의 마르크화와 ± 6% 이내의 밴드를 유지하였으며, 밴드를 이탈할정도의 환율변동성이 나타날 시 영란은행(영국의 국책은행)이 직접 개입하여 환율을 조정시켜야만 했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독일에서 일어났습니다. 독일은 당시 낙후되어있던 동독을 발전시키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풀기 시작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2년동안 10차례나 금리를 인상하게 됩니다.


금리를 인상시키자 독일의 화폐인 마르크화의 가치는 엄청나게 상승하기 시작했고, 영국의 파운드화 역시 마르크화와 화폐가치를 맞추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게 됩니다. 그러나, 당시 영국은 독일만큼 경제가 튼튼하지 못했기 때문에 금리인상만으로는 환율방어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결국 영란은행은 시중의 파운드화를 매수하면서 환율을 방어해 나갑니다.


조지 소로스를 포함한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이 때 영란은행과는 반대의 스텐스를 취합니다. 바로 파운드화를 공매도한 것이죠. (이는 시장에 파운드화를 유통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자본력이 많이 악화된 영국정부는 환투기세력들로부터 환율 방어에 실패하고, 결국 ERM을 탈퇴하게 됩니다.


영국의 ERM 탈퇴 소식에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급락하였고, 이때 소로스를 비롯한 환투기세력들은 천문학적인 환차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영국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으며, 영국 국민들은 이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떤다고 하네요..




마치며


오늘은 환투기의 원리와 사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어떻게보면 간단한 원리이지만 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국가를 뒤흔들만큼의 거대한 자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사실 개인이 이로 인해 이득을 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과거 사례의 경우 엄청난 자본력을 가진 단체가 개입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이야기입니다.) 

현재는 홍콩달러가 달러페그제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홍콩경제가 악화되는 틈을 타서 특정 세력이 환율에 개입을 할지 안할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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