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효용체감의 법칙, 만족감의 정도는 점점 줄어든다?

쇼핑은 항상 즐겁습니다. 사고싶은걸 사고 먹고싶은걸 먹는다는건 분명 행복한 일이니까요. 그러나 같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소비한다면 그 즐거움의 폭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매일매일 치킨을 시켜먹으면 금방 질리는 것처럼 말이죠. 오늘은 이와 같은 현상을 뜻하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소비와 효용

 

여러분은 효용이라는 뜻을 아시나요? 일반적으로 효용이란 '보람있게 쓰임. 또는 그런 보람이나 쓸모'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그러나 경제학에서는 효용이라는 용어를 조금 다르게 사용하는데요, 경제학에서 쓰이는 효용의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 효용(Utility)

 

소비자가 어떠한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얻는 만족도의 크기

 

효용은 어떤 상황에서 상품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인 만족도를 나타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특정 상품이 주는 만족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누구에게는 치킨 한마리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 처럼 말이죠. 즉, 효용은 그 값을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척도가 없기 때문에 효용의 크기 또한 수치화할 수 없습니다. 똑같은 상품이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효용의 크기가 다를테니 개인간의 효용을 정확히 비교할 수도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용은 한 개인이 특정 상품을 지속적으로 소비할 때나, 여러 상품을 골고루 소비할 때 각 상품들간의 상대적인 만족도를 비교하기에는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개념입니다.

 

효용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번에는 총효용과 한계효용의 뜻도 알아보겠습니다.

 

· 총효용(Total Utility)

 

소비자가 일정기간동안 어떤 소비로부터 얻는 만족도(효용)의 총 합

 

총효용은 상품을 여러번 소비했을 때의 각 효용을 모두 더한 값입니다. (총효용=∑효용)

 

· 한계효용(Marginal Utility : MU)

 

소비자가 상품 1단위를 더 소비함으로써 얻는 총효용의 증가분

 

한계효용은 상품을 여러번 반복적으로 소비했을 때 가장 마지막으로 소비한 상품의 효용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치킨 3마리를 한번에 먹었을 때, 3마리째 먹는 치킨의 효용이 한계효용이 되는 것이죠. (아래 그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효용과 관련된 용어가 정리되었으니 이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주어진 소득 여건하에서 일정기간 동안에 어떤 상품의 소비가 늘면 그 상품의 한계효용이 점차 감소하게 된다는 법칙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은 어떤 상품의 1단위당 얻는 효용의 증가분(한계효용)이 점점 줄어드는(체감) 현상을 설명합니다. 이 법칙은 미시경제학과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개념으로, 독일의 경제학자인 헤르만 하인리히 고센(Hermann Heinrich Gossen, 1810~1858)이 정립한 이론이며 '고센의 제1법칙'이라고도 부릅니다.

 

총효용과 한계효용 곡선
총효용과 한계효용 곡선

 

위의 그림은 효용과 총효용, 그리고 한계효용을 도식화한 그림입니다. x축은 한 상품에 대한 소비량을 나타내며 y축은 소비량에 따른 효용의 크기를 나타냅니다. 5개의 붉은 기둥은 각각 5번의 소비에 대한 효용을 의미하며, 각 소비량에 대한 효용을 모두 더하면 총효용(그림의 푸른 곡선)이 됩니다. 한계효용은 상품의 마지막 소비량에 대한 효용인데요, 그림에서 보다시피 5개의 효용 중 크기가 가장 작습니다. 그리고 소비량이 늘어날수록 한계효용의 크기는 한계효용곡선을 따라 점점 작아집니다. 이처럼 어떤 상품을 계속 소비할 경우, 상품에 대한 효용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바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입니다.

 

우리 주위에서도 한계효용체감의 법칙과 관련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음식입니다. 배가 너무 고플 때 먹는 치킨 한조각은 너무나 맛있죠? 그런데 계속 치킨을 먹다보면 처음과 같지 맛있진 않습니다. 먹을수록 점점 질리다가 배가 너무 부를때는 치킨만 봐도 헛구역질이 날 정도로 먹기가 싫어지죠. 이를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대입해볼까요?

 

첫번째 치킨 한조각의 만족도는 매우 큽니다. 그러나 두조각, 세조각을 먹으면서 치킨 한조각의 만족도는 점점 떨어집니다. 배가 터질 무렵에는 치킨 한조각에 대한 만족도가 0에 수렴합니다. 어쩌면 만족도가 음의 값을 가질 수도 있죠. 이처럼 치킨을 먹으면서 점점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치킨 한조각의 한계효용이 그만큼 감소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모든 상황에서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중독인데요, 무언가에 중독이 되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과는 반대로 한가지 재화나 서비스만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경제학자들도 한계효용 체감의법칙이 중독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는 부분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한계효용균등의 법칙

 

뷔페 음식

 

고센은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외에 한계효용균등의 법칙도 정립하였습니다. 이 법칙을 '고센의 제2법칙'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 한계효용균등의 법칙

 

소비자가 일정한 지출액으로 총효용을 가장 크게 하는 소비가 합리적 소비인데, 합리적 소비를 위해서는 아래와 같이 각 상품의 가격대비 한계효용이 서로 같게 되도록 지출해야 한다는 법칙.

 

A재 한계효용÷A재 가격 = B재 한계효용÷B재 가격 = C재 한계효용÷C재 가격

 

한계효용균등의 법칙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고등학교 시험을 예로 들어볼까요?

 

고등학생인 치킨요정은 당장 다음주에 중간고사를 봐야 합니다. 국·영·수·사·과 5과목을 봐야하는데, 여태까지 노느라 한과목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죠. 부모님께는 평균 70점 이상은 맞을거라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속으로는 막막하기만 합니다. 시험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공부시간을 어떻게 배분해야 효율적으로 평균점수를 높일 수 있을까요?

 

여러분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모든 과목에 골고루 시간을 배분해야 한다는 것을요. 다만 과목별로 100점이 아닌 70점만 맞게끔 공부시간을 배분하는것이 중요합니다. 치킨요정은 원래 수학을 잘하기 때문에, 수학과목에 시간(재화의 가격)을 할애해봐야 점수 상승폭(한계효용)이 높지 않습니다. 대신 공부시간을 조금만 투자해도 많은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암기과목에 공부시간을 할애한다면 평균점수를 올리기가 더 수월할겁니다.

 

이처럼 일정하게 주어진 시간(=가진 돈의 총액) 하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점수(=총효용)을 올릴 수 있도록 각 과목(=재화)별 공부시간(=재화의 가격)을 적절히 분배하는 것이 바로 한계효용균등의 법칙입니다.

 

뷔페에 가서 여러가지 음식을 적절히 담는 것도, 여러 사람이 음식점에서 다양한 음식을 시켜서 서로 나눠먹는 것도 한계효용균등의 법칙의 또다른 예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일상속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경제현상인 한계효용체감의 법칙과 한계효용균등의 법칙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물론 이들 경제법칙들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예외(중독, 개인의 선호도에 따른 특이현상 등)가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들 법칙은 다양한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그 법칙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래서 일부 예외적인 상황들을 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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