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조작국, 환율관찰대상국 지정요건 및 제재내용 알아보기

요즘 경제뉴스를 보다보면 환율 관찰대상국 또는 환율조작국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대충 내용을 살펴보니 '미국이 현재 몇몇 국가를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이 중 몇몇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라는게 주된 내용이더라구요.

 

실제로 우리나라도 2016년부터 미국의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만약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되면 그 국가가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지 여부를 미국이 예의주시하게 되며,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이 확인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하네요.

 

오늘은 이 환율조작국이 무엇이며 미국은 왜 이런걸 지정하는건지, 그리고 만약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어떤 제재가 가해지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환율조작국 지정요건 및 제재내용 썸네일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

 

미국은 세계에서 무역적자가 가장 큰 나라입니다. 매년 천문학적인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죠. 아래 그래프는 2018년 주요 국가별 수출입 규모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관련링크 : K-stat 제공 IMF세계통계

 

주요국가별 무역 규모, 단위 : 백만달러, 자료출처 : K-stat

 

주황색은 수출규모, 파란색은 수입규모입니다. 미국의 경우 수출보다 수입액이 훨씬 많죠? 해당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미국의 무역적자는 약 8800억 달러나 됩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000조원 정도 되겠네요. (참고로 우리나라의 2018년 정부예산은 약 430조원 이었습니다...)

 

사실 미국이 무역적자를 겪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미국 사람들이 돈이 무진장 많기 때문에 전세계의 제품들을 마구마구 사들이기 때문이죠. 사실 미국이 무역으로 맨날 손해를 보긴 하지만, 결국 그 돈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미국으로부터 돈을 번 다른 국가들은 그 돈으로 미국의 국채를 사는 등 미국에 재투자를 하기 때문이죠. 쉽게 말해서 다른나라들이 미국한테 '우리가 돈 빌려줄테니 그 돈으로 우리나라 제품을 사세요" 라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죠?

 

어쨌든, 미국 입장에서는 매년 겪는 무역적자가 그다지 달갑지만은 않을겁니다. 그래서 미국은 이런 막대한 무역적자로부터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한 정책을 도입하게 되는데요, 그 정책이 바로 오늘 말씀드릴 환율조작국입니다.

 

 

 

환율조작국, 환율 관찰대상국이란?

 

미국 달러
미국 달러, 출처 : Pixabay

 

환율조작국과 환율 관찰대상국은 모두 미국에서 지정하는 기준이며, 국제기준은 아닙니다. 환율관찰대상국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환율조작국에 대해 먼저 알아볼게요.

 

· 환율조작국

 

미국과 교역하는 국가가 일부러 환율을 조작하여 그 국가의 무역이득을 취하고, 미국의 무역적자를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요건은 미국의 교역촉진법에 근거하며, 만약 해당 국가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그 국가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음.

 

미국은 막대한 무역적자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1988년부터 환율조작국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달러환율에 적극 개입하여 무역이득을 취하고, 그로 인해 미국이 무역적자를 겪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종합무역법>에서 환율조작국의 지정기준과 제재내용을 다뤘는데요, 해당 법령에서는 환율조작국의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고 제재내용도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내용은 아래 표 참조)

 

미국 내에서도 당시 종합무역법에 의한 환율조작국의 실효성에 대해서 계속 의문이 제기되어 왔었고, 결국 2015년에 <종합무역법>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강력한, <교역촉진법>에 근거한 새로운 환율조작국 기준이 도입됐습니다. <교역촉진법>에 따르면, 어떤 국가가 환율조작국이 될 경우 미국은 그 국가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환율관찰대상국은 환율조작국의 지정기준 중 일부만 충족할 경우에 지정됩니다. 환율관찰대상국에 지정된다고 별도의 경제제재를 가하진 않습니다. 단지 '당신 국가를 예의주시 하겠다.'라는 일종의 경고인 셈이죠. 쉽게 말해, 레드카드 전에 옐로카드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은 바로 이 <교역촉진법>에서 규정하는 환율조작국 지정요건 및 제재조치 내용입니다.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및 제재 내용

 

미국 세계무역센터
미국 세계무역센터, 출처 : Pixabay

 

   1.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먼저 미국의 <종합무역법> 및 <교역촉진법>에 근거한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자료 출처 : 세계법제정보센터 : 미국 무역촉진법

 

□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구 분 종합무역법(1988년) 교역촉진법(2015년)
지정 요건

 · 미국 재무부장관이 아래 두 항목에 대해 환율조작 발생여부를 판단함.

①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② 유의미한 수준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① 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 이상

②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이상

③ GDP 대비 2% 이상의 달러 매수

 

과거 <종합무역법>에 명시된 지정요건은 정량적인 기준이 아닌 두루뭉실한 요건만 나열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미국 재무부장관(또는 대통령)의 재량으로 환율조작국 지정이 가능했던 것이죠. <교역촉진법>에 의해 개정된 요건에서는 좀 더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요건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세가지 요건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한국이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원화(KRW)가치를 낮추게 되면(③),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더 커지게 되어 미국으로 더 많은 수출을 하게 되므로(①), 막대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②).

 

위의 3가지 요건에 모두 해당될 경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며, 셋 중 한 가지 이상이 해당될 경우에는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됩니다.

 

미국이 지정한 환율관찰대상국
미국이 지정한 환율 관찰대상국, 자료출처 : 현대경제연구원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환율관찰대상국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의 3가지 중 2가지가 해당되기 때문인데요, 2016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규모는 302억달러이며, GDP대비 7.9%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총 6개 국가(중국, 일본, 독일, 대만, 스위스)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아직까지 <교역촉진법>에 의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습니다.

 

 

   2. 환율조작국 지정시 제재 내용

 

□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시 제재 내용
구 분 종합무역법(1988년) 교역촉진법(2015년)
제재 내용

① 해당국가와 즉각 협상 돌입

② 해당국가의 경제, 환율정책 압박

· 경고성 조치

① 무역불균형, 환율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 경고

② 해당국가에 경상수지 흑자 및 대미 무역흑자에 대한 정책 수정 요구

 

· 실질적 제재 조치

① 해당국가에 투자하는 미국기업에 금융지원 금지

② 해당국가 기업의 미국 조달시장 진입 금지

③ IMF를 통한 환율 압박

④ FTA등 무역협정시 상대국을 압박

 

<종합무역법>의 제재내용도 역시 두루뭉실하며, 크게 실효성은 없어보입니다. 그러나 교역촉진법에 의해 새롭게 개정된 내용은 훨씬 구체적이고 강력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죠. 물론 아직까지 환율조작국이 지정된 국가가 없으므로 위의 제재가 발효된 적도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미국에서 지정하는 환율조작국, 환율관찰대상국의 지정요건 및 제재내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현재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루고 있는 상황이죠. 만약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어 위완화 절상압박을 받을 경우, 우리나라 원화도 동반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도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미국과의 무역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강대국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게 한편으로는 서럽기도 하네요. 오늘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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