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달러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는 등 환율시장의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외환시장과 관련된 포스팅을 자주 하게 되는 것 같네요. 오늘은 국가가 운용하고 있는 외환보유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외환보유고란?
· 외환보유고(=외환보유액)
정부, 중앙은행이 국제수지 불균형을 보전하거나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보유하고 있는 자산. <출처 : 한국은행 홈페이지>
외환보유고란, 쉽게 말해서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비상금입니다. 그런데 이 비상금이 우리나라 돈인 원화(KRW)가 아니라 다른나라 돈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국제적인 위기가 닥쳤을때는 원화보다는 달러나 유로화같은 외화가 훨씬 많이 필요할테니 국가에서 미리미리 외화를 비축해두는 것이죠.
외환보유액은 주로 환율을 안정시키는데 사용됩니다. 갑자기 외환시장에 외화가 부족한 경우, 또는 금융기관이 해외차입을 못해 대외결제가 어려워지는 경우 등 비상시에 시장안정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죠. 외환보유액이 많을 수록 국가의 지급능력이 좋다는 뜻이므로, 외환보유액은 국가신인도를 높이는데 일정부분 기여하기도 합니다. 국가가 안정적이면 그만큼 외국투자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죠.
사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고가 적어서 큰 위기를 겪었던 적이 있습니다. 바로 1997년 외환위기(IMF에 구제금융 신청) 때인데요, 당시 우리나라는 정부의 금융정책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무분별한 차입에 의존하여 과잉투자를 벌이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하필 그 시기에 태국이 고정환율제를 포기하면서 아시아 전체에 걸쳐 경제위기가 닥쳤습니다. 아시아 경제에 불안을 느낀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했던 외국자본을 회수하였고, 우리나라는 급격한 외화유출로 인해 외환보유고가 바닥났었습니다. 이때의 충격으로 많은 기업들이 파산했었고, 결국 정부는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됩니다.
이러한 안좋은 경험 때문이었을까요? 우리나라는 IMF 이후 꾸준히 외환보유고를 늘려오고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e-나라지표에서 공개한 한국의 외환보유액 자료인데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2018년을 기준으로 약 4,037억달러입니다. 이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잘 안가네요. 다른 국가들의 외환보유액도 함께 비교해보았습니다.
위키백과 정보를 찾아보니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세계 9위를 기록하고 있네요. 다른나라의 외환보유액을 보다보니 한가지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외환보유액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인데요, 자세히 생각해보면 기축통화인 달러를 자국화폐로 사용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므로, 굳이 달러보다 덜 안정적인 다른나라의 화폐를 많이 비축해둘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볼 수 있겠습니다.
앞서 우리나라가 2018년 기준 약 4,037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에는 달러만 들어있는 것일까요? 달러를 뭉태기로 나라 금고에 보관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정답은 No입니다. 단지 외환보유액에 포함되는 각 나라의 통화, 채권 등을 달러로 환산하여 표시하고 있는 것이구요, 실제로 외환보유고는 여러 종류의 금융자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19년 5월 7일 한국은행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구성은 위와 같습니다. 구성을 자세히 살펴볼게요.
·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종류
① 유가증권 :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 커버드본드)등 유동성이 높은 금융상품
② 예치금 : 예금 형태로 가지고 있는 현금성 자산
③ SDR(특별인출권) : IMF가 발행한 바스켓통화이며,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국제준비자산
④ IMF포지션 : 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입 등으로 보유하게 되는 IMF에 대한 교환성통화 인출권리
⑤ 금 : Gold
참고로, 통화별 구성비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만약 보유액 구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이 공개될 경우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투기세력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추측컨데 달러, 유로, 엔화 등 국가결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통화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치며
오늘은 외환보유고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에는 어떤 종류의 금융상품 및 통화가 포함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외환보유고를 무작정 높이는게 좋다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왜냐면 외환보유액은 매우 안정적인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 좋은 투자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치킨요정이 현금 5,0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해볼게요. 치킨요정이 이 돈을 가장 안정적으로 보유하려면 예금에 넣어둬야 합니다. 그러나 만약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이 매우 좋을 것이라고 전망된다면, 이 돈을 예금으로만 넣어두는건 많은 기회비용을 잃는 일이 될 수도 있겠죠?
즉, 외환보유고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됩니다. (이 적정한 수준을 찾기가 매우 어려워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네요.) 오늘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