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거트를 금속숟가락으로 떠먹으면 안된다? 정말 사실일까?


여러분은 요거트를 드실 때 숟가락을 고려해보신적이 있나요? 저는 딱히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만.. 의외로 제 주위에 많은 분들이 요거트를 먹을 때 금속 숟가락을 사용하면 안된다고 하시더군요.


생각해보니, 저도 어렸을 때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었던것 같습니다. 요거트를 금속숟가락으로 떠먹으면 화학작용에 의해 유산균이 모두 죽는다는 이야기를 말이죠.


오늘은 이 이야기가 정말 사실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할게요. 요거트를 금속숟가락으로 떠먹으면 안된다는 말, 정말 사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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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은 금속과 닿으면 다 죽는다?!


키위요거트와 금속숟가락



언젠가 언론에서 유산균이 금속과 닿게 되면 금속과의 화학반응에 의해 모두 죽는다는 이야기가 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글쎄요.. 관련된 학술정보나 법률정보를 토대로 포스팅하기를 좋아하는 저도 유산균이 금속과 닿으면 죽는다는 사실에 대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래와 같은 신문기사 문구는 찾을 수 있었네요.


"금속 수저가 요플레의 발효 성분과 닿으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요플레 속에 있는 유산균이 모두 죽을 수 있다." 관련 링크 : 한국일보 기사


화학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없는 저도 이 주장에는 2가지 맹점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① 위의 기사에 따르면, 금속이 짧은 시간동안 유산균과 화학반응을 하면 금속숟가락 또한 재질이 변할 것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금속숟가락은 어떠한 변화도 없다.

② 숟가락 표면에 닿는 요플레의 면적은 전체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양이므로, 유산균이 모두 죽을 수 없다.


먼저 1번 항목에 대해 알아볼게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표적인 화학반응인 산화환원반응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철(Fe)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금속입니다. 이 철은 공기중의 물과 산소와 닿게 되면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산화철(FeO, Fe2O3)로 분자구조가 바뀌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붉은색 '녹'이 바로 이 산화철이죠.


◇ 철의 부식 과정


① 철의 산화

  


② 산소의 환원

  


③ 붉은색 녹 생성(산화철 생성)

 


위와 같은 부식과정을 거치게 되면 순수 철(Fe)는 산화철(Fe2O3)가 됩니다. 즉, 숟가락이 부식되어 녹슨 숟가락으로 변한다는 말이죠.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숟가락은 공기중에, 혹은 물에 장시간 노출되어도 부식되지 않습니다. 바로 합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스테인레스스틸의 경우 크롬이 함유되어있어 철보다 산화서열이 높고, 산화된 크롬은 겉부분에 코팅이 되어 철의 산화를 막아줍니다. 만약 산화크롬 코팅이 벗겨졌다 하더라도, 표면아래의 크롬이 다시 산화크롬으로 반응하여 또다시 코팅을 입혀주게 됩니다. 쉽게 말해 녹이 스는것을 방지하는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죠.


물론 요거트와 금속 사이에 산화-환원 반응이 아닌 다른 화학반응을 하는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만약 화학반응을 한다면 숟가락도 무언가 재질상의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죠. 이는 요거트를 금속숟가락으로 드시는 여러분들이 아주 쉽게 확인하실 수 있겠죠?




요거트와 금속숟가락 상솬관계



금속숟가락과 요거트의 상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SBS의 방송프로그램에서도 몇가지 실험을 했었으나, 결론은 플락스틱수저나 금속수저나 유산균의 양은 똑같다는 것이었습니다.


2번에 대해서도 말씀드릴게요. 만에 하나 정말 유산균이 철과 반응한다 하더라도, 이것은 숟가락에 닿은 일부분에 한해서만 반응하게 됩니다. (참고로 녹슨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녹슨 숟가락을 사용할 경우 유산균이 문제가 아니라 녹을 먹는게 더 큰 문제가 되겠죠?) 


유산균과의 화학반응이 정말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한 요거트의 유산균이 짧은 순간 모두 죽을 수는 없는 셈입니다.


요거트를 금속숟가락으로 먹어도 무방하다는 증거는 이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요거트를 제조하는 기계들이 대부분 스테인레스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죠. 만약 요거트의 유산균이 금속과의 반응으로 모두 죽는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이미 제조과정에서 유산균이 모두 죽어있는 요거트를 먹고 있는 셈입니다.


내용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요거트를 금속숟가락으로 먹어도 무방한 이유


유산균과 금속의 화학반응에 의해 유산균이 죽는다? 

→ 화학반응이 왔다면 숟가락의 재질도 변해야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금속숟가락에 닿으면 유산균이 모두 죽는다? 

→ 만약 화학반응이 실제로 일어난다 하더라도, 숟가락에 닿는 면적은 극히 일부분이다. 심지어 화학작용이 몇초만에 이루어지는것도 아니기 때문에 모두 죽는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


③ 유산균이 죽는다는 일체의 연구결과 및 논문을 찾을 수 없었으며, 반대로 유산균이 죽지 않는다는 여러 실험결과를 찾을 수 있었음.


④ 요거트 제조업체들은 제조기기로 대부분 스테인레스강 재질의 용기를 사용함.




마치며


오늘은 요거트를 금속숟가락으로 떠먹으면 정말 안되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구글링을 해본 결과 요거트와 금속숟가락의 상관관계가 korean myth 중 하나로 검색이 되더라구요..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 등..) 외국에서는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요거트를 금속숟가락으로 떠먹어도 된다! 라는 점 기억하시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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