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본에서 유래된 경제용어 하나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사토리세대 입니다.
사토리세대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태어난 현재 20~30대의 청년세대 중 돈벌이는 물론 출세에도 관심이 없는 젊은이들을 이르는 말.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사토리'라는 단어는 '깨닳음, 득도'라는 뜻의 일본어입니다. 즉, 사토리세대는 마치 득도한듯 물욕과 출세욕이 없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세대를 의미합니다. 이 용어는 2010년 일본의 한 인터넷 게시판에서 처음 등장하여, 2013년에는 일본의 신조어, 유행어에 산정되기도 했습니다.
사토리세대는 1980 ~ 90년대생 청년들로 특정짓곤 하는데요, 이는 이 시기의 일본의 경제상황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일본의 장기적인 디플레이션 현상은 부동산 가격 폭락 및 만성적인 물가하락, 기업 전체의 실적 악화 및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가져왔습니다. 이 시기를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라고들 하죠.
2017년 현재까지도 일본은 이런 극심한 디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금리인하 및 양적완화 정책(일명 아베노믹스)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지만, 한번 뒤엎어진 경제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듯 20년 이상의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일본의 노동시장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대표적인 변화가 바로 고용불안에 따른 비정규직의 증가였습니다.
경제가 불안하니 당연히 고용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고, 비정규직의 증가로 인해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 격차는 날이 갈수록 벌어졌습니다. 소수의 정규직들이 고임금을 받는 와중에, 대다수의 비정규직들은 생계를 유지하기도 벅찬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 생활해 왔죠.
이 시기를 직접적으로 겪은 세대가 바로 1980~90년대생 청년들입니다. 이들은 성장하지 않는 경제속에서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의 상황을 개선시킬 수 없다'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물질적인 한계 속에서 삶의 만족을 위한 대체제를 찾기 시작하죠. 좋은 자동차를 사는 대신 자동차게임을 통해 가상의 스포츠카를 구입하여 운전하며, 여행을 다니는 대신 여행TV채널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것으로 말이죠.
기성세대들은 사토리세대들을 '꿈도 야망도 없이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간다'며 비난하지만, 대부분의 사토리세대들은 이런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사토리 세대의 특징
아사히신문에서는 사토리세대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분류했습니다.
① 자동차나 명품에 흥미가 없다.
② 필요 이상으로 돈을 벌려 하지 않는다.
③ 도박에 돈을 쓰지 않는다.
④ 외국 여행에 큰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⑤ 태어나 자란 곳에 남길 바란다.
⑥ 연애에 소극적이다.
⑦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한다.
⑧ 주로 인터넷애서 정보를 얻지만, 독서도 좋아한다.
이밖에도 월세생활을 하며, 정규직보다는 일과 삶의 조율이 용이한 프리터(프리+아르바이트)를 선호하는 경향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특징만 봐도 뭔가 인생에서 득도한 것 처럼 느껴집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특징을 '각박한 사회에서 자신만의 타협점을 찾아 만족하는 영리한 행동'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비를 주도해야 할 젊은이들이 구매의욕을 상실하게 되어 국가의 경제활동에 위협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죠.
한국에는 N포 세대가...
저는 사토리세대를 보면서 남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용어인 N포세대가 있으니깐요..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과 경제악화로 인해 점점 좁아지는 취업시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육아문제 등은 젊은이들이 누려야 할 여러가지를 포기하게 만들었습니다. 삼포세대, 오포세대, 요즘에는 칠포세대까지 신조어로 등장했다고 하니.. 우리나라 또한 일본의 경제실정과 별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삼포세대 :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세대
오포세대 : 집과 경력까지 포함하여 포기한 세대
칠포세대 : 희망/취미 및 인간관계까지 포함하여 포기한 세대
이렇듯 악화되는 경제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아직도 이부분은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 개인과 기업, 국가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