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제 혹은 마케팅에 자주 쓰이는 경제용어 한가지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바로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입니다.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란?
"오랜만에 수트 하나를 장만했다. 그런데 수트를 입어보니 맞는 어울리는 신발이 없는것이 아닌가?! 수트에 어울리는 갈색 구두를 같이 맞춰야지.. 흠.. 벨트랑 구두는 깔맞춤이라지? 벨트도 사야겠군.. 좋아! 완벽해! 근데 뭐가 허전한 것 같지..? 아~! 수트에 어울리는 백팩이나 브리프케이스가 없구만? 흠 또 뭐가 부족한지 보자..." <어느 직장인의 삶 中>
여러분은 위와 같은 경험을 하신 적이 있나요? 저는.. 아니라고 하기 민망할정도로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유난히 "깔맞춤"을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구요..
이렇듯 보통 어떤 아이템을 하나 사게 되면, 그것에 어울리는 부수적인 물건들을 같이 사고싶어 하는 경향을 종종 발견하곤 하는데요, 이것이 바로 디드로 효과입니다.
◇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
하나의 물건을 갖게 되면 그것에 어울리는 다른 물건을 계속해서 사게 되는 현상. '디드로 통일성(Diderot Conformity)'이라고도 부름. <한경 경제용어사전>
디드로 효과의 어원을 살펴보면,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의 에세이 <나의 오래된 가운을 버림으로 인한 후회(Regrets on Parting with My Old Dressing Gown)>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는 친구가 선물해 준 멋진 빨간 가운과 자신의 낡은 물건들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가운과 어울리게끔 책상, 의자, 벽걸이 등을 바꿔나가다가 결국 집 안의 모든 인테리어를 바꾸게 됩니다. 이로 인해 많은 돈을 지출한 그는 자신이 빨간 가운의 노예가 되었다며 우울해하죠.
그 후 소비 패턴을 연구하는 인류학자 그랜트 매크래켄(Grant McCracken)이 1988년 저술한 <문화와 소비(Culture and Consumption)>에서는, 위의 일화를 인용하여 '디드로 효과'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줄리엣 쇼어(Juliet B. Schor)는 1992년 자신의 저서인 <과소비하는 미국인들 : 왜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 없는 것을 원하나(The Overspent American : Why We Want What We Don't Need)>에서 이 디드로 효과의 부정적인 측면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디드로 효과의 경제적 측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위와 같은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곤 합니다. 이는 인간의 심리학에 따른 소비효과인데요, 사람들은 구매한 물품들 사이의 기능적인 동질성 보다는 정서적,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동질성 혹은 통일성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시각적으로 관찰이 가능한 제품일수록 더 커지게 되는 것이죠. 즉, 색깔과 모양 등이 비슷한 물품으로 통일하고싶은 욕구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은 예를 들 수 있겠습니다.
애플의 디자인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다양한 IT 기기를 제작,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제작하는 제품들은 모두 디자인이 비슷한데요, 실제로(Crowd Science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폰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재구매율은 약 80% 이상이며, 아이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다른 애플 기기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이렇듯 디자인의 통일성을 이용하여 브랜드충성도를 높이는 애플의 전략은 디드로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토탈 패션
패밀리룩, 커플 룩 같은 토탈패션은 디드로효과를 일반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예로 들 수 있겠는데요, 이는 옷이 가진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옷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시각적으로 잘 노출이 되고, 손 쉽게 구매할 수 있으며, 신체 부위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기 때문입니다.
즉, 젤 처음의 예시와 같이 정장 한벌을 장만하였으면 다른 부분 또한 이 정장의 디자인에 맞추고싶은 욕구가 생기며, 실제로 우리가 감당할만한 비용으로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 외에도 영화, 만화나 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활용한 제품이나 브랜드 등도 디드로 효과의 예로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디드로효과의 뜻과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예시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이를 활용한 애플의 전략이 유난히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주위에서 어떤 사례가 있는지 살펴보시는 것 어떨까요? 경제를 보는 안목도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