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을 보면 불황형흑자라는 용어가 자주 눈에 띕니다. 불황은 불황인데 흑자라니? 말이 조금 이상한 것도 같네요. 불황이면 적자가 나는게 기본 상식인데 말이죠.
오늘은 이 불황형 흑자의 뜻과, 발생 원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불황형 흑자란?
◇ 불황형 흑자
경기 불황기에 접어 들었을 때 수출과 수입이 함게 둔화되면서, 수입이 수출 감소량 보다 더 많이 줄어 들어 발생하는 것을 불황형 흑자라고 한다. 즉, 불황형 흑자는 수입감소폭이 수출감소폭을 상회해 무역수지가 흑자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출처 : 매일경제>
경제시장에서는 불황형 흑자를 위와 같이 정의합니다.
그림과 같이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많을 경우, 즉 벌어들인 돈이 더 많을 경우에 무역흑자라고 합니다. 예를들어볼까요? 우리나라가 외국에 자동차를 10조원어치를 팔고, 외국으로부터 핸드폰을 5조원어치 사들였다면, 자동차와 핸드폰으로 인한 무역수지는 5조원의 흑자를 기록하게 되는 것이죠.
반대로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많다면 무역적자가 나는 셈입니다. 자동차를 5조원어치 팔고 핸드폰을 10조원어치 사들였다면 자동차와 핸드폰으로 인한 무역수지는 5조원의 적자가 되는 것입니다.
불황형흑자는 분명 무역수지가 흑자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다만, 비교대상이 수입액과 수출액만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기간을 같이 비교하는 것입니다.
다시 그림을 보겠습니다. 이번엔 2015년과 2016년의 수출액 수입액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예시일 뿐 우리나라 실제 무역수지는 아니라는 점 참고하세요!)
그림을 보니 2015년에는 무역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대비 2016년에 수출액과 수입액이 모두 감소하게 됩니다. 그런데, 수출액의 감소폭보다 수입액의 감소폭이 더 커져서 2016년에는 흑자를 기록하게 되었네요.
이처럼, 전년에 비해 수입과 수출이 모두 감소하지만, 수입의 감소폭이 더 커져 흑자를 기록하게 되는 것을 불황형 흑자라고 합니다.
불황형 흑자의 원인 및 문제점
불황형 흑자의 원인은 말그대로 나라 경제가 불황에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요한 불황의 원인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불황형 흑자의 원인
1. 원유와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인한 수출단가 하락
2. 신흥국 경기침체 및 글로벌 교역량 감소
3. 인구 고령화에, 생필품 물가상승, 소득정체 등에 따른 내수침체
4. 가계부채 증가
최근 국제유가 및 원자재값의 하락으로 인해 절대적인 무역금액이 하락하였습니다. 다만 무역량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국내경제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가계부채 증가, 고령화 등의 문제로 내수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수입량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팍팍한 삶에 소비 자체를 줄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불황형흑자로 투영된 것이지요.
불황형 흑자가 지속된다면 어떤 문제점이 생기게 될까요?
◇ 불황형 흑자의 문제점
1.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흑자가 확대될 경우 수출경쟁력 약화
2. 외화유입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부진 초래
3. 무역 상대국과의 무역 마찰 가능성 증대
무역수지 흑자로 달러유입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가격 상승이 수출부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추세와 맞물려, 흑자규모 확대가 지속될 경우 무역상대국과의 무역마찰 가능성이 증대될 수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가 한미 FTA를 재협상한다고 하죠? 미국은 한미 FTA를 시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봐왔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계속해서 적자가 나는 사업을 지속하고 싶지는 않겠죠. 한미 FTA 재협상 이슈가 무역마찰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밖에도 최근 철강시장에서의 반덤핑 관세,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보호무역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불황형 흑자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흑자' 라는 단어때문에 얼핏보면 좋아보일 수도 있는 이 용어는 사실 장기적으로 봤을때 결코 좋은 뜻을 내포한 용어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루빨리 불황형 흑자를 벗어나 수출과 수입 모두 증대될 수 있는 호황형 흑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