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의 뒷면을 보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Designed by Appel in Califonia Assembled in China." 직역하자면 캘리포니아의 애플에서 디자인했고 중국에서 제조했다는 뜻인데요, 실제로 애플 제품의 대부분은 애플이 직접 생산하지 않고 중국 등 다른나라, 다른회사에서 제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산방식을 위탁생산이라고 합니다.
해당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를수도 있지만, 위와 같은 위탁생산 방식은 전자업계 뿐만 아니라 의류업계, 화장품업계 등에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늘은 위탁생산방식이 왜 발전했는지, 그리고 위탁생산의 대표적인 2가지 방식(OEM과 ODM)을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탁생산이란?
위탁생산의 정의
· 위탁생산
본사(원청업체)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다른 업체(하청업체)에게 생산을 맡기는 방식을 통칭하는 용어. 다시 말하면 제작과 유통을 분리하는 것을 의미함.
위탁생산은 제품을 개발한 본사가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다른 회사에게 제품 생산을 맡기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다른 회사는 본사에 소속된 자회사가 아닌, 제3의 기업을 의미합니다.
얼핏 들어보면 아웃소싱(Outsourcing)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웃소싱은 생산뿐만 아니라 인사, 기획, 판매, 경영관리 등 기업의 주요 업무들을 외부 기관에 맡기는 것이므로, 위탁생산도 아웃소싱에 포함되는 하위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전통적인 제조업의 위탁생산 방식은 원청업체가 설계에 관여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크게 OEM과 ODM 2가지로 구분되어 왔습니다. (위탁생산의 방식은 밑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위탁생산의 장단점
위탁생산이 크게 성장한 이유에는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장점
①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에 유리함
② 주문자 입장에서는 제조에 대한 시설, 노하우가 필요 없으므로 비용 절감
③ 생산자 입장에서는 마케팅 및 판매관리가 필요 없으므로 비용 절감
④ 하청업체에 따라 인건비를 절약할 수도, 제품의 품질을 높일 수도 있음.
화장품, 의류업계는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이 주를 이루는 업계입니다. 만약 각기 다른 상품에 대해 일일히 생산라인을 만들고 제조를 한다면 주문자(원청업체) 입장에서는 생산투자에 너무 많은 비용이 소모될 수 있습니다. 대신 다양한 제품의 생산을 여러 하청업체에 맡긴다면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비용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죠.
생산자(하청업체) 입장에서도 위탁생산에 대한 장점이 있습니다. 제품을 잘 만들었다고 해서 그 제품이 꼭 잘 팔리는건 아닙니다. 이 제품이 좋은 제품인지 아닌지 소비자들은 모르니까요. 제품을 잘 팔기 위해서는 마케팅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위탁생산을 하는 하청업체는 마케팅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요. 어짜피 하청업체가 만든 제품에는 원청업체의 브랜드마크가 달릴테니 말이죠.
즉, 위탁생산은 원청업체 입장에서는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마케팅에 대한 비용 절감과 판매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는, 서로가 Win-Win 할 수 있는 생산방식입니다.
추가로 원청업체가 인건비가 비싼 국가에 위치해 있는 경우,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에 위치한 하청업체에게 위탁생산을 함으로써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반대로 인건비가 비싸지만 제품의 생산능력이 탁월한 하청업체에 위탁생산을 함으로써 제품의 품질을 높일 수도 있죠.
물론 위탁생산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점에 비해 부각되진 않지만 몇가지 단점도 분명 존재하죠.
· 단점
① 제품의 품질관리가 어려우며, 생산과정에서 품질차이가 생길 수 있음.
② 주문자와 생산자간의 마찰이 발생할 수 있음
대표적인 단점으로는 위탁업체의 생산제품에 대한 품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원청업체에서 직접 제조하는 것보다는 품질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겠죠. 주문자와 생산자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비용이나 품질 등 여러 분야에서 마찰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어디서든 마찰이 발생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는 것을 의미하죠.
이런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탁생산의 장점이 훨씬 크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는 수많은 위탁생산 방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어떤 업체들이 있는지 한번 확인해볼까요?
위탁생산의 종류
전통적인 위탁생산 방식은 OEM과 ODM 2가지로 구분되었으나, 최근에는 JDM을 포함하여 3가지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 위탁생산의 방식
①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② ODM(Original Developoment Manufacturer)
③ JDM(Joint Development Manufacturer)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우리나라말로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이라는 어려운 용어로 불리는 OEM 방식은, 쉽게 말해서 '하청업체는 제품의 생산만을 담당하고, 생산을 제외한 부분(기획, 설계, 브랜드 등)은 모두 원청업체가 담당'하는 방식입니다.
OEM은 세 가지 위탁생산 방식 중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며 IT, 반도체, 자동차 업계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의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Fabless)'와 설계도를 가지고 생산만 담당하는 '파운드리(Foundry)'로 구분되어 있는데요, 이 파운드리 업체들이 바로 OEM 업체들입니다. 대만의 TSMC라는 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큰 파운드리 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두에 언급한 아이폰의 경우 제품 개발은 애플이 담당하지만, 중국의 폭스콘(Foxconn)이라는 회사가 위탁생산을 합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OEM 방식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만도는 현대차의 OEM 업체이며,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는 미국 포드자동차의 OEM 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er)
OEM이 주문자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방식이라면, ODM은 제품의 개발과 생산을 전부 담당하는 '제조업체 개발생산' 방식입니다. 즉, 브랜드상표만 붙이지 않았을 뿐 제품의 개발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전부 담당하는 방식이죠.
단순히 주문대로 생산하는 OEM보다 더 많은 기술력이 필요하며, 그런 만큼 생산업체 입장에서는 OEM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ODM 업체로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이 두 업체는 화장품의 개발부터 생산까지 토탈서비스를 제공하며, 완성된 제품을 화장품 브랜드업체에 판매하고 있죠. 아마 소비자 대부분은 이 두 업체를 모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모레퍼시픽,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등 국내업체 뿐만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인 로레알, 록시땅 등 약 500개 이상의 업체에 완성품을 납품하는 기업들입니다.
JDM(Joint Development Manufacturer)
최근에는 기존의 일방적인 방식을 벗어나,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가 서로 협력하여 제품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이를 JDM방식이라고 합니다. JDM 방식은 두 기업간의 고급인력을 공유하고 개발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막강한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합작하여 만드는 신제품들이 JDM 방식을 통해 만들어지며, 현재는 자동차, IT기기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되어 있으나 점점 그 규모가 커지고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위탁생산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대표적인 위탁방식인 OEM과 ODM 방식을 비교해보았습니다. 기업들이 점점 글로벌화됨에 따라 앞으로도 위탁생산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 같습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위탁생산업체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투자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그럼 이만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