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검은머리 외국인은 무슨 뜻일까?

 

주식투자를 하다보면 참 생소한 용어를 많이 접하곤 합니다. 주식 관련 토론방이나 커뮤니티에서 유독 많이 등장하는 '검은머리 외국인(줄여서 검머외)'이라는 단어도 이 중 하나입니다. 언뜻 이해하기로는 외국 국적의 한국인을 의미하는 것 같긴 합니다만.. 이게 왜 주식시장에서 계속 언급되는걸까요?

 

오늘은 검은머리외국인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주식시장에서 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 알아보도록 할게요.

 

 

 

검은머리 외국인 썸네일

 

 

검은머리 외국인이란?

 

검은머리 외국인

 

주로 일상에서는 검은머리 외국인을 '외국 국적을 가진 한국 출생의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죠.

 

그러나 경제시장에서, 특히 주식시장에서 의미하는 검은머리 외국인은 약간 다른 뜻을 가지고 있어요. 쉽게 풀이하자면, '외국인인척 하는 한국 국적의 투자자'를 의미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주식시장에서의 매매주체는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 주식시장에서 3가지 매매주체

 

① 개인투자자

② 기관투자자

③ 외국인

 

여기서 개인과 기관은 잘 아실거에요. 기관도 세부적으로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요, 기관의 종류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018/05/08 - [투자] - 기관투자자 종류(사모펀드, 연기금, 투자신탁 등) 알아보기

 

 

그런데, 외국인은 조금 생소할 수도 있어요. 단지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만 외국인으로 분류되느냐? 하면, 그건 아니기 때문이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로 분류되는 경우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분류

 

① 실제로 외국인인 개인

② 외국에서 설립된 회사

※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어도 외국인으로 분류되지 않음.

 

①번이야 말 할 것도 없겠죠? 실제로 외국인인 사람이 한국에 투자하면, 그 사람은 외국인 투자자로 분류됩니다. 참고로,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라면 외국에 살고 있더라도 외국인 투자자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검은머리 외국인이 될 수 있는건 ②번 뿐이겠네요.

 

외국에서 설립된 회사가 주식을 거래할 때에는 외국인 투자자로 구분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누가' 회사를 설립했는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인 치킨요정이 베트남에 가서 '치킨스톡'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후 이 회사를 통해 주식투자를 했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치킨요정을 외국인 투자자로 구분하게 됩니다.

 

즉, 주식시장에서 말하는 검은머리 외국인이란, '국적상으로는 한국인이지만, 외국에 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후, 해당 법인 명의로 외국인인척 투자하는 투자자'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밑에 기술하였지만, 좋은 취지로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투자하려는 이유

 

주식시장에서의 검은머리 외국인

 

검은머리 외국인이 누군지 이제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복잡하게 외국인인척 투자하는 걸까요? 그냥 한국인 투자자로 투자하면 간단할텐데 말이죠.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투자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이유를 몇 개 살펴볼게요.

 

· 한국인이 외국인인 척 투자하는 이유

 

① 우호지분을 비밀리에 모으기 위해

② 지분상속시 상속세를 회피하기 위해

 

①번부터 볼게요. 상장기업은 여러 투자자들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 지분률에 비례해서 회사의 경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힘도 커지게 되죠.

 

만약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세력이 연합하여 많은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기업에 불리한 요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펀드회사인 엘리엇은 막대한 자본을 통해 국내 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후, 경영권 참여 및 주주친화정책 등을 요구하여 이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기업 입장에서 엘리엇과 같은 세력의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거나 회사의 편(우호적인 지분)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정황상 기업 스스로 지분을 확보하기가 힘든 경우, 기업의 자산을 외국으로 돌려 외국회사를 설립한 후 이 회사를 통해 지분을 사들여 우호지분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투자하는 또다른 이유는 바로 상속세를 피하기 위함입니다.(②) 우리나라는 주식을 상속할 때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는 주식을 상속해도 상속세를 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홍콩 법인을 설립하여 주식을 사놓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위의 두가지 경우 모두 세법상의 해석이 필요하겠지만, 대부분 불법으로 해석됩니다. 정부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검은머리 외국인의 탈세 여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나가고 있죠.

 

 

 

마치며

 

오늘은 검은머리 외국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굳이 한국인이 외국인인척 하고 투자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뭐 개인이 검은머리 외국인인 경우는 거의 없으니, 이들이 누굴 지칭하는지만 알아둬도 될 것 같습니다. 간혹 외국인의 매매동향만 보고 따라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검은머리 외국인을 주의해서 투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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