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라이트, 정말 눈 건강에 치명적일까?

요즘 안경이나 모니터를 사러 가면 직원으로부터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이 들어간 제품을 보여드릴까요?" 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물어보니 스마트폰이나 모니터에서 나오는 빛 중 청색을 띠는 블루라이트가 우리 눈에 좋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왜 하필 청색광만 눈에 안좋다는 걸까요? 문득 호기심이 생겨서, 정말 블루라이트가 눈 건강에 치명적인 건지 제 나름대로 정리를 해봤습니다.

 

 

 

블루라이트 위험성 포스팅 썸네일

 

블루라이트란?

 

· 블루라이트

 

가시광선 중 380 ~ 500nm(나노미터)의 짧은 파장을 내는 파란색 계열의 빛.

 

모니터나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패널은 Red, Green, Blue 3가지 색상(RGB)의 빛을 혼합하여 화면을 출력합니다.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배웠던 빛의 삼색광 원리를 디스플레이 패널에 실제로 적용한 것이죠.

 

빛의 색상에 따른 파장 비교

 

위의 그림과 같이, 빛(가시광선)은 색상에 따라 고유한 파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빛은 붉은색에 가까워질수록 파장이 길어지며, 푸른색에 가까워질수록 파장이 짧아집니다. 파장과 에너지는 서로 반비례 관계이므로, 빛이 붉을수록 에너지가 작고, 푸를수록 에너지가 커집니다.

 

잠깐 빛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 눈이 빛의 색을 인식할 수 있는 범위는 빨강~보라까지의 가시광선 영역입니다. 빨간색을 벗어난 고파장(저에너지) 영역은 빨간빛의 바깥 영역이라고 해서 적외선, 보라색을 벗어난 저파장(고에너지) 영역은 보라빛의 바깥 영역이라고 해서 자외선이라고 부르죠. 자외선을 차단해야 하는 이유도 자외선의 고에너지가 피부에 닿으면 피부에 손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블루라이트는 빨강~보라 사이의 가시광선 영역 중 약 380 ~ 500nm의 짧은 파장을 내는 파란색 계열의 빛을 의미합니다. 아까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RGB색상을 혼합하여 화면을 출력한다고 했었죠? RGB중 가장 짧은 파장, 즉 가장 고에너지 영역의 빛인 B가 바로 블루라이트입니다.

 

 

 

블루라이트의 유해성에 대하여

 

어두운 곳에서 빛나는 블루라이트

 

요즘에는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하루의 대부분을 스마트폰 또는 모니터를 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스마트폰이나 모니터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아요. 블루라이트를 오래 보면 눈 건강에 안좋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실제로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기능을 가진 필름, 또는 장치가 많이 팔리고 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블루라이트가 신체리듬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는 있지만, 실제로 눈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연구결과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국제 조명기구인 CIE의 연구결과와 권위있는 과학저널인 네이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극단적인 장기간의 관찰조건 하에서도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눈 건강에 미치는 유해성에 대한 원인을 찾을 수 없으며, 자연광에서의 블루라이트 방사 수준에 비하면 디스플레이가 내뿜는 블루라이트의 수준은 지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푸른하늘을 직접 보는것보다 덜 유해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각에서는 블루라이트가 황반변성을 유발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 역시 아직 역학관계가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블루라이트가 신체리듬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이 되었습니다. 망막에는 mRGCs(Melanopsion-Containing Retinal Ganglion Cells)라는 신경세포들이 존재하는데, 이 신경세포들은 밤낮을 구분하여 뇌가 특정 호르몬을 분비할 수 있도록 뇌에 신호를 보내는데, 밝은 낮에는 활동성을 증가시키는 '세로토닌'을, 어두운 밤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을 분비하라고 뇌에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스티븐 W. 록리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이 mRGCs 세포들이 파장 460nm인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같은 시간동안 파장이 555nm인 그린라이트(초록빛)에 노출되었을 때 보다 멜라토닌의 생성량이 절반정도로 감소했으며, 노출시간에 따라서 멜라토닌의 생성량이 더욱 감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즉, mRGCs가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수면 사이클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감소하여 수면장애를 일으키며, 장시간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아예 수면 사이클이 무너진다는 것이죠.

 

다시 한번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현재까지는 블루라이트가 눈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는 없으며, 다만 밤에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눈 건강에 좋은 습관들

 

눈건강에 좋은 습관

 

실제로 블루라이트 보다는 어두운 곳에서 밝은 빛을 보는 행위 자체가 눈에 안좋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추천하는 눈 건강에 좋은 습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눈 건강에 좋은 습관

 

① 스마트폰을 50분 사용 후 10분간 휴식을 취한다.

② 야간 조명은 적색 등을 사용하며,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한다.

③ 야간에 파란 불빛을 봐야 하는 작업이 있다면, 블루라이트 필터를 끼는게 좋다.

④ 낮에는 오히려 푸른 하늘(블루라이트)를 쬐어야 건강에 좋다.

 

스마트폰이나 모니터, 책을 장시간 바라보게 되면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들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안구건조증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를 50분정도 사용하면 10분정도는 먼 곳을 보면서 눈을 쉬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야간에는 블루라이트가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여 수면에 방해가 되므로, 야간에는 되도록 청색보다는 적색 조명을 두는 것이 좋으며,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부득이 야간에 푸른 불빛 아래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면 블루라이트 필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낮의 푸른 하늘은 우리 주변에 있는 가장 강력한 블루라이트입니다. 낮에 햇빛을 쬐면 우리 몸을 활성화 시키는 세로토닌이 분비되므로 오히려 신체리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마치며

 

오늘은 블루라이트가 무엇인지, 그리고 블루라이트가 실제로 눈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해보았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블루라이트가 우리 몸의 생체리듬을 흩트리는 원인이라는 점입니다. 블루라이트에 대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되도록 밤에 자기 전에는 스마트폰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 규칙적인 수면습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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