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보온병과 패딩점퍼의 보온원리는 무엇일까?

치킨요정. 2018. 2. 12. 22:28


오늘은 재미있는 겨울철 건강(?)상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겨울철에 많이 사용하는 보온병과 패딩의 보온원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열을 전달하는 3가지 방법


※ 한눈에 보는 열전달의 3가지 원리, 출처 : 위키백과



먼저 보온병과 패딩의 원리를 설명하기 전에 간단한 과학상식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열전달의 원리인데요, 일상생활에서 열이 전달되는 경우는 3가지로 압축이 됩니다.


① 열전도 : 열에너지가 물질의 이동을 수반하지 않고 고온부에서 저온부로 전달되는 현상.

② 열대류 : 열을 지니고 있는 유동성을 가진 물체가 직접 이동하면서 열을 전달하는 현상.

③ 열복사 : 열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없이도 순간적으로 열이 전달되는 현상.


  열전도 (Heat Conduction)

사전적인 뜻만 봐서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가네요..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볼게요.


쇠로 된 냄비에 물을 끓이면 물의 온도만 올라가는게 아닙니다. 냄비의 손잡이도 뜨거워지죠. 가스레인지의 뜨거운 열이 쇠를 타고 흘러 손잡이까지 뜨거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손잡이가 플라스틱인 냄비는 별로 뜨거워지지 않습니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바로 물질의 열전도도 차이 때문입니다.


쇠와 플라스틱은 고체입니다. 고체는 물처럼 움직이면서 열을 전달하지 못합니다. 대신 제자리에서 진동을하면서 옆에 붙어있는 원자에게 열을 전달하게 되는 방식이죠. 이러한 전달방식이 바로 열전도입니다. 즉 열전도란, 고체 물질이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열만 전달해주는 방식을 뜻합니다.


쇠는 열전도도가 높은 대표적인 물질입니다. 즉, 열을 잘 전달시키는 물질이라는 뜻이죠. 반면 플라스틱은 열전도도가 낮은 물질입니다.


참고로, 아래 표는 물질의 상대적 열전도율을 비교한 표입니다.



물질

열전도율 

0.99

알루미늄

0.92

놋쇠

0.26

0.17

콘크리트

0.002 

유리

0.002

얼음

0.005

석면

0.0002

공기

0.000057

 ※ 출처 : 국립중앙과학관



표를 보시면 공기의 열전도율이 굉장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따가 말씀드릴 보온의 원리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열대류 (Heat Convection)

열전도가 고체물질의 열전달 방법을 나타낸다면, 열대류는 액체/기체와 같은 유체물질의 열전달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냄비에 물을 끓이게 되면 냄비의 아랫부분의 물은 금방 뜨거워지고 윗부분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상태입니다. 이런 온도차이를 없애기 위해 뜨거운 물은 위로 올라가고, 찬 물은 아래로 내려가게 됩니다. 즉 온도가 다른 물끼리 서로 움직이면서 열을 전달하는 것이죠. 이처럼 열을 지니고 있는 유체(액체, 기체)가 직접 이동하면서 주위에 열을 전달하는 방식을 열대류고 합니다.


대류의 대표적인 예는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뜨거운 죽을 식히기 위해 수저로 젓는 행위, 그리고 물을 오래 끓이면 방안 온도가 올라가는 것도 수증기의 대류로 인해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열복사 (Heat Radiation)

열복사는 열전도와 열대류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대표적인게 바로 태양열인데요, 태양과 지구 사이의 우주공간에는 어떠한 물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진공인 셈이죠. 열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없으니 상식적으로 태양의 뜨거운 열이 지구로 올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열전달의 3번째 방식인 이 복사열은 열전달 매개체가 없어도 열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적외선이나 자외선이 바로 대표적인 복사열입니다.


복사열은 색깔과 큰 연관이 있습니다. 검은색 계통은 복사열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으며, 흰색 계통은 복사열을 반사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흰색 옷으로 몸을 둘러 복사열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보온의 원리

이제 보온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패딩이나 보온병이나 원리는 사실 동일합니다. 바로 열전도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물질 중에 열전도율이 가장 낮은것은 바로 공기입니다. (진공상태라면 더 좋구요.) 이 공기 혹은 진공을 이용해서 열전도를 최대한 낮춤으로써, 내부의 열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바깥의 차가운 열을 차단(단열)하는 것입니다.

  보온병의 원리


보온병은 이중의 벽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벽 사이는 진공으로 이뤄져있으며, 안쪽 벽은 도금된 유리벽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벽과 벽 중간에 진공이 존재하기 때문에, 즉 열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없기 때문에 열전도가 불가능한 것이죠. 


따라서, 안쪽 벽 안에 있는 물은 오랫동안 따뜻함을 유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뚜껑부분으로 미량의 열이 계속 빠져나가서 오랜시간 뒤에는 보온병 안의 물도 식게 됩니다.)



  패딩의 원리


패딩의 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거위털이나 오리털 때문에 따뜻하다' 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털 자체가 보온을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털로 인해 패딩안에 공기층이 두껍게 마련되면, 공기의 낮은 열전도도로 인해 외부와의 열이 차단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같은 부피의 패딩은 솜털이건 거위털이건 똑같은 보온효과를 지니게 됩니다.


다만, 솜털에 비해 거위털이나 오리털이 더 오랫동안 패딩의 부피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이들 패딩이 더 따뜻하다고 느끼는 것이죠. (솜털은 몇번 입다보면 쉽게 눌려서 패딩이 원형을 잃고 얇아지게 됩니다.)


요점은 패딩안의 공기층이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더 따뜻하다는 것입니다.




마치며


오늘은 보온병과 패딩의 보온 원리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어쩌다가 열전달과 관련된 이론까지 쓰게 되었네요.. 요점을 정리하자면, 공기나 진공을 이용해 열전도도를 최대한 낮추는게 보온의 원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거위털이나 솜털이나 같은 보온효과를 지닐 수 있다는 것도 말입니다. 그래도 거위털이 더 좋은건 다들 아시죠? ㅎㅎ 모두 따뜻한 구스다운을 장만할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